어쩌다가, 차(茶)생활 일기 : 콤부차의 시간
《없는 것으로부터 오는 것들》 하루가 지나고, 또 하루가 지나자하얀 덩어리는 스멀스멀, 병의 위쪽을 점령해가기 시작했다. 어느 날은 구석 한 켠에 조용히 자라더니 다음 날 아침엔 병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. 아무 소리도 없이, 아무 예고도 없이, 그러나 분명히 무언가가 ‘자라고’ 있었다. 나는 병을 흔들지 않도록 숨조차 조심스레 쉬며, 그 조용한 생명의 드라마를 들여다본다. 액체의 표면은 보들보들, 야들야들.마치 잘 익은 무처럼 반투명하고 유연한 결을 가지고 있었다.그건 그냥 막이 아니었다. 스코비는 마치 자신을 재구성하는 듯 차와 설탕을 먹고, 자신을 복제하며 겹겹이 새로운 생명체를 쌓아올리고 있었다.혼자 들어갔던 그 한 장의 스코비가, 지금은 베이비 스코비들을 품고, 여러 겹 쌓아가며새로운 집을 짓..
2025. 4. 9.